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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번쩍한 자동차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산업도시 울산. 정작 주민들은 사람보다 먼저 해안을 누빈 큰 동물들과 선사 문화의 숨결을 자랑한다. 발효의 과학을 담은 서민 그릇 옹기의 집산지도 울산이다. 서울에서는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무궁화호 환승으로 3시간 40분여다. 2009년 10월 9일부터 한달 간 열리는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달 26일 경상남도 울산을 찾았다.

가을볕 배불리 익는 외고산 옹기

수천 년 장인의 손 끝이 흙을 빚어 둥글린 그릇. 울산 역에서 동해남부선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지붕마다 옹기를 인 한국 최대 옹기 집산지가 나온다. 뚝메, 땅가래에 오백년 전 파편까지 간직한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옹기 말리는 사이사이 끼워넣는 납작한 받침이 담벼락 무늬로도 오밀조밀하다. 가마터 앞 고양이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편다.

"옛말에 부잣집 문 여는 게 옹기장수라고, 옹기장수 가면 잠자리도 마련해줬어요. 마을에 옹기 공장이 있으면 30가구를 먹여살렸고. 그만큼 중요한 그릇이었다는 이야깁니다" 옹기장인이 목에 길다란 흙을 두르고 옹기 입술을 이어붙이며 줄기차게 늘어놓는 옹기 이야기다. 어린아이 서넛 들어갈 법한 커다란 옹기를 휙 돌리자 둘러선 구경꾼들이 탄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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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공룡 터에 선사적 그림

옹기보다 더 오래 전, 수려한 산세의 해안 마을을 누볐던 건 백악기 초식 공룡이다. 황동규 시인은 창녕 우포늪에서 '몰래 내쉬는 인간의 숨도/ 삶의 육필(肉筆)로 남으리/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이라 읊었다. 천전리 계곡 평평한 바위에 어지럽게 찍힌 200여개 발자국은 빙하기를 지나 1억년 세월 동안 지표면 아래 굳어 보존된 공룡의 육필이랄까.

공룡터의 대곡천을 건너면 바로 국보 제147호로 지정된 천전리 각석이다. 태화강 물줄기를 타고 반구대 암각화와 함께 선사시대 연구 자료로 귀히 평가받는다. 2.7미터 높이에 9.5미터 너비 상당으로 기울어진 벽에는 청동기 시대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다. 마름모, 물결, 겹동그라미 무늬 사이 사람 얼굴 모양이 선명하다. 신라 명문도 아랫쪽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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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배 따라 헤엄치는 고래

지금은 멸종위기로 1986년 이래 포획이 금지된 고래. 동해에는 아직도 귀신고래 무리가 회유한다. 울산은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지나가는 경로다. 고래탐사배를 타면 열 번에 한 번 꼴로 드물게 배를 따라 떼로 헤엄치는 고래를 만난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고래잡이로 이름 날린 장생포항에는 고래박물관이 2005년 개관해 고래 생태계를 기리고 있다.

박물관에는 12미터가 넘는 고래뼈에 포경선 진양6호와 고래해체장도 복원해놓았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음식점에서는 고래고기를 판다. 일부러 잡지 않고 그물에 사고로 걸려든 고래를 회로 내거나, 검은 껍질이 붙은 살코기와 동글게 썬 콩팥, 혓바닥 등을 익혀 낸다. 고래찌개도 있다. 돼지고기 수육과 비슷하나 고기 냄새와 식감이 좀더 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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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등대에서 가을에 부치다

태고의 흔적을 좇다가 해안 최남단까지 내려가면 한국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간절곶에 닿는다. 흰 등대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로 청명히 솟은 이국적인 공원이다. 색색의 차가 지나가는 2차선 도로가 경치를 어지럽히지 않고 그대로 그림같다. 박제상을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부인의 망부석을 비롯해 동그란 모서리로 가다듬은 석상들이 점점이 부드럽다.

간절곶의 또 다른 명물이라면 빨간 지붕, 녹색 몸통으로 척하니 차리를 차지한 거대한 우체통이다. 우체통 뒷편으로 들어가 엽서를 써서 앞편 함으로 넣으면 수거해 배달해준다. 바닷바람을 건너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 지치지 말고 계속 가라고. 공룡 발자국도 한 점, 바위에 새긴 고래 문양도 한 점, 동글동글 익어가는 외고산 옹기도 한 점 꾹꾹 찍어, 가을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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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2:57 2009/09/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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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울산 세계 옹기문화 엑스포는 100% 망한다... 가볼래 닷컴 ::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2009/09/10 13:09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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