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벨라 - 8점
알레한드로 고메즈 몬테베르드

뉴욕 밑바닥의 삶에게 구원으로 이르는 문은 좁고 무작위다. 불우한 환경에서 외로이 자라난 니나(타미 블랜처드 분)는 웨이트리스로 일하지만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고 해고당한다. 삭막한 도심, 이제 여자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멕시코로 떠난 전직 축구선수 주방장과의 여행은 지상에 흩어진 가능성을 찾아낸다.

10월 1일 한국에서 개봉한 <벨라(Bella)>는 알레한드로 고메즈 몬테베르드가 감독을 맡고 멕시코의 스타 가수 겸 배우인 에두아도 베라스테구이가 주방장 호세 역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8개월여 장기상영되었으며 토론토영화제의 관객상을 수상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찬사를 받는 등 종교적 색채가 연한 뒷심으로 깔려있다.

비혼모 끌어안는 멕시코 공동체

불공평한 삶의 무게는 니나를 낙태의 기로에 서게 한다. 자신의 삶을 또다시 물려줄 수 없다는 나름의 최선이다. 풍성히 드리내리운 턱수염이 여러모로 예수를 암시하는 호세가 형의 레스토랑을 뛰쳐나와 니나를 따라가며 니나에게 다른 선택지를 준다. 전도 유망 축구선수였던 호세는 교통사고로 '싱글맘'의 아이의 치어 죽게 했던 적이 있다.

호세는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서도 죄책감을 덜지 못하여 모든 욕망을 잃었다. 무책임한 섹슈얼리티의 희생양인 듯한 여자는 그것이 영영 거룩하게 제거된 듯한 호세에게서 뜻밖의 구원을 얻는다. 현재진행형 연인의 행로로 곧잘 오해받으며 호세의 아버지조차도 축복을 빌어주지만 호세는 이를 부인하지도, 끈적이는 접근을 하지도 않는다.

멕시코의 해변은 호세의 가족이 보여주는 화사한 공동체처럼 평온하고 떠들썩하다. 뉴욕의 차가움이 니나를 낙태로 몰아갔다면, 고집스레 스페인어를 쓰는 멕시코의 인간적인 공동체는 비혼모의 아이를 조건없는 입양으로 끌어안는다. 니나를 해고한 레스토랑의 주인이자 호세의 형인 매니(마니 페레즈) 역시 약점을 드러내며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는 반전을 보여준다.

긴장 없이 완전한 신뢰로 기대눕는 하룻밤. 나란히 앉아 팔꿈치로 실랑이를 벌이는 어린애같은 화해. 주변의 풍경을 이야기해주는 대가로 종이로 접은 개구리를 건네주는 눈 먼 걸인. 늘어난 테입처럼 선량함을 전파하는 몇몇 장면들은 더없이 찬란하다. 돌연 천국이 보이는 좁은 문의 햇살을 기억하라고. 종교를 떠나 행복을 믿는 사람이 만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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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2 12:36 2009/11/0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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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벨라 [Bella] 컬쳐몬닷컴 2009/11/04 13:24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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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3월호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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