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 - 
브루스 바콧 지음, 이진 옮김/살림
샤론 마톨라. 반려쥐가 동네 개한테 잡아먹히고 난 뒤 서커스단에서 맹수 조련을 배웠고 중미의 작은 나라로 흘러들어가 버려진 동물들, 장애가 있는 동물들, 문제를 일으킨 동물들을 돌보는 동물원을 만들었다. 200여마리가 남았을 뿐인 주홍마코앵무새도 그 중 하나였다.
"벨리즈 동물원은 에이프릴들과 불릿들로 넘쳤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한 동물들, 밀렵꾼들 때문에 다친 동물들, 고아나 버려진 동물,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나 애완동물들을 잡아먹는 맛을 알기 시작한 골칫덩어리 재규어들이 있다. 야생에서 강제로 끌고 온 동물은 한 마리도 없었다. 펭귄이나 호랑이, 곰도 없다. 모두 어쩌다 보니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동물들뿐이다." (32쪽 본문 중)
앵무새 서식지 파괴하는 댐 건설
그러나 다국적 기업과 결탁한 부패한 정부에서 경제성도 없는 댐을 짓기 시작하며 앵무새의 서식지인 강을 지키기 위한 6년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영연방의 식민지였으며 과테말라로부터 침공의 위협을 받는 벨리즈에서, 백인 여성 샤론 마톨라의 호소는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과학적인 증거는 아래와 같다.
댐이 흐름을 막는 순간 유기체로서의 강물은 엉망이 되고 침전물은 강바닥에 쌓여 결국 댐을 무너뜨린다. 수리에는 또다시 고비용이 든다. 댐의 하류 쪽에는 강이 내려놓을 침전물이 없어져 식물과 곤충의 양분이자 물고기들의 산란 장소인 모래, 자갈, 거름이 사라진다. 댐이 완공되면 4분의 1에서 3정도의 물고기가 죽는다.
댐은 수은을 비롯한 독성 물질도 발생시킨다. 썩어가는 박테리아가 썩어가는 식물을 먹고 무기 수은을 신경독성물질 유기 수은으로 바꾼다. 플랑크톤, 작은 물고기, 가장 큰 물고기, 사람의 식탁에까지 수은이 먹이 사슬을 따라 축적된다. 책의 서문에서 우석훈 씨가 밝히고 있듯 한국의 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자연의 위협이다.
행복한 생태 관광지, 벨리즈 동물원
사안의 승부를 떠나 <주홍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은 유효한 메시지를 남긴다. 홍보 캠페인부터 법정 싸움, 국제적 이슈화까지 환경 운동의 전략이 있다. 벨리즈의 역사와 정치인들의 면면까지 훑는 풍성한 서술은 단발적인 사례 너머 혜안을 길러준다. '경제성'과 '에너지 자립'을 내세운 대규모 건설은 사실 비효율적이며 막대한 효과 비용을 지불한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한 건의 싸움에서 졌지만, 동물원에 새 독수리를 키우며 희망을 키워가는 뚝심이다. 뉴욕의 독수리들은 CNN의 주목을 받지만, 벨리즈의 마코앵무새는 물살에 휩쓸려가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태 관광 수입으로 벨리즈를 풍요롭게 하며, 오늘도 샤론 마톨라는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볼 수는 있지만 닿을 수는 없는 세상으로 새들은 날아가죠. 우리를 가로막는 유리 천장을 넘어서요. 새들은 약하지만 잡을 수가 없어요. (새를 사랑하는 건) 그런 여러 가지 이유가 아닐까요?" (462쪽 본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