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백서 2008 -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지음/아르케
지난 달 뉴욕의 웹 2.0 컨퍼런스 마지막 날, '시민보안 2.0'개념이 등장했다. 이탈리아 정부 측에서 온 강연자는 보안(protection)을 군대가 아닌, 풀뿌리에 기초한 지역 네트워크로 제안했다. 온라인을 활용해 지진 등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자원봉사조직이다. '보안이 아니라 방제잖아'하는 뜨악함은 한편, 일상적인 '보안'의 의제설정이 군사문제에 편중되어있음을 일깨운다.
2008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 엮은 <평화백서 2008>의 부제도 '시민, '안보'를 말하다'이다. 한반도 차원에서는 북핵문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주한미군 문제부터 동북아 다자안보, 이슬람의 분쟁 지역에 대한 논의까지 다양한 관점을 거침없이 가로질렀다. 헌법의 평화 조문을 따지는가 하면, 여성주의 학자 정희진의 '국가는 어떤 몸인가?-비(非)국민 입장에서 본 안보 위협'도 한 꼭지 실려있다.
'평화 안보', 군사주의는 일부일 뿐
휴전 중인 분단 국가로 미국의 안보 전략에 민감한 한반도에서, 이슬람 분쟁지역까지 살펴야 할 이유는? 한국은 아랍 지역 최대 주주였던 영국과 더불어 미국과 함께 이라크 지역에 파병을 한 유일한 나라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인 피랍이 발생했을 때 보도 인력조차 가 있지 못해 외신을 베껴써야했던 나라기도 하다. 한류 열풍과 1970-80년대 건설 노동자들의 성실, 근면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긍정적 관계도 있다.
'평화' 안에서도 입장차를 보이는 각계의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이 나눠 쓴 책에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도 한 꼭지를 할애했다. 부산 인구 숫자에 달하는 이 나라는 레바논과 함께 이스라엘의 침공에 시달렸다. 이들과의 연대를 말하며 필자는 "역사를 알아야 '침공한 이스라엘도 나쁘지만 헤즈볼라도 미사일을 날렸으니 나쁘다'는 식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312쪽 본문 중)고 설득한다.
먼 곳에 대한 평화 감수성은 대북 지원책과도 밀접하게 엮인다. 구체적인 수치의 군축 논의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인도적 지원과 경제 공동체 구상 등의 적극적 평화 모색이다. 서해평화협력지대의 해주를 인천과 더불어 광역 해상 경제특구로 키워 분업체계를 형성하자(90쪽 본문 요약 발췌)고 제안한다. 중동평화의 핵심적 역할을 한 홍해 해양평화공원을 근거 사례로 든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제주를 거론한다.
고집스레 틀어쥔 군사 권력 밖으로 흘러야할 무수한 안보가 있다. 시민 사회가 문화와 경제 혹은 합동 역사교과서 편찬 등으로 고민해야 할 몫이다. 현실 정치의 논리와 멀어보이는 이상성이지만, 가지 않으면 길이 없다. 책의 본문은 전태일의 분신 이후 20년 만에 민주노총이 조직되었다고 말한다. 평화교육으로 어린이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도 말한다. 끈질긴 희망, 숲을 가꾸는 묵묵한 인내의 마음으로 평화는 싹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