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의 배경은 프랑스의 항구도시 칼레다. 불법체류자들이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트럭을 타고 잠입하는 장소로 도버해협과 맞닿아 있다. 칼레 근교에는 불법체류자들이 끊이지 않아 1999년에는 집단수용소가 설치되었다가 해체된 바 있으며 2005년에는 프랑스 사회가 무슬림 이민자와 대치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필립 라오레 감독은 칼레에서 15살 소년을 비롯, 어린 나이의 불법체류자들을 실제로 목격하고 참상을 알리고자 하였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이라크 출신 소년 피랫 아르베르디가 주연 비랄 역을 맡았다. 전직 프랑스 국가대표 수영선수이자 금메달리스트로 현재는 무기력한 이혼남이 된 중년(시몬)은 뱅상 랭동이 열연했다. 올해 프랑스 영화계에서 상영관을 309개로 늘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웰컴 - 
소년은 건너야만 한다
17살 이라크의 쿠르드족 비랄은 비자를 받아 영국으로 건너간 여자친구와 재회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에서 뛰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4천킬로미터를 걸어와 봉지를 쓰고 영국으로 국경을 넘던 소년은 CO2 수색의 와중 숨을 참지 못해 동료들과 붙들린다. 불법체류자 신세로 손등에 숫자 낙인까지 받은 현실과 그의 꿈 사이는 멀어 보인다. 결코 한 세대로는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가난이다.
자신의 운동 능력에 자신이 있던 비랄은, 수영강습을 받아 도버해협을 건너기로 마음 먹는다. 고작 10시간의 수영으로 쿠르드의 역사를 뛰어넘겠다는 91년생 소년. 거대한 유조선 옆을 새끼손톱만한 크기로 헤엄치며, 도버해협을 건널 수 있을까. 34킬로미터 너비로 파도가 거세며 프로 수영선수가 6시간57분만에 건넌 세계기록이 있을 뿐. 실제 많은 불법체류자들이 이 방법을 시도하는데 그들 중 다수가 죽는다.
'공짜 없는 세상'에 몇 단계를 뛰어넘고자 소년이 걸 수 있는 카드는 단 하나, 자신의 목숨이다. 확률이 정해진 도박판을 보며 '제발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은 건 졸지에 그의 코치가 된 시몬이나, 영국에서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나, 관객이나 마찬가지다. 우윳빛 피부와 탱글한 몸의 빛나는 청춘. 거대한 물살을 거스르는 무모한 수영을 보며, 그러나 모두가 안다. 소년은 가야만 한다.
영화는 음울한 단조를 반복하며 소년을 응원한다. 중년 남성 시몬은 잠수복과 다이아 반지를 내주고 며칠밤 숙소를 제공하며 공권력에 반항한다. 불법체류자를 차에 태웠다는 이유로 신고하는 이웃은 나치 시대를 연상케한다. 순도 100%의 소년 비랄의 로맨스와, 중년 남성 시몬이 되찾고자 하는 열정은 연결고리마다 관객을 설득하는 두 가지 감정적 축이 된다. 시몬을 한발짝씩 나아가게 하는 모순은 모두에게 압도적이다.
마지막 축구경기 앞, 한숨마저 매끈하게 빠진 <웰컴>의 마무리를 두고 우려는 하나다. 불법체류자 급식 자원봉사자인 시몬의 전부인과 영국에서 억지결혼을 앞둔 소녀는 무엇을 응원했을까. 이주민도 프랑스인도 단일 성별이 아닐진대 이들을 국경 넘는 '목표'로만 대상화한 건 위험해보인다. 시몬의 군더더기 정사씬은 우려를 더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넣어 풀었다면, 많은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